수족구는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, 막상 우리 아이한테 오니까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됐습니다. 어린이집에서 수족구가 돌기 시작했다는 공지가 올라오고,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 아이도 열이 올랐어요. 첫 수족구였던 터라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, 그냥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. 오늘은 그때의 기록을 솔직하게 적어볼게요.
생각보다 훨씬 심하게 앓았어요
우리 아이가 수족구에 걸린 건 15개월 무렵이었어요. 처음엔 열이 나고 처지는 것 같아서 그냥 감기인가 했는데, 며칠 지나니 입안에 물집이 생기고 손발에도 발진이 올라왔습니다. 그것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, 저를 정말 놀라게 한 건 손톱이랑 발톱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어요.
수족구가 심하게 앓고 나면 손발톱이 빠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. 아프지는 않다고 하는데, 그 작은 손에서 손톱이 빠지는 걸 보는 엄마 마음은 참 복잡하더라고요. 많이 아팠겠구나 싶어서요. 나중에 찾아보니 바이러스가 손발톱 뿌리 부분에 영향을 줘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했어요. 새 손톱이 다시 나오는 데 한두 달 정도 걸렸는데, 그사이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릅니다.
제일 안타까웠던 건 못 먹는 것이었어요
열이나 발진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한 건 아이가 목이 아파서 잘 못 먹는 것이었어요.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 삼키는 것 자체가 아프거든요. 좋아하는 음식을 줘도 한 숟갈 먹다가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.
그래서 먹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어요. 씹어야 하는 건 다 포기하고, 죽이나 스프처럼 부드럽게 끓인 것들만 줬습니다. 그것도 미지근하거나 살짝 시원하게 해서요. 뜨거우면 더 자극이 되니까요.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넘기게 되면 그날은 성공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.
그리고 조금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, 저는 아이스크림도 줬습니다 ㅋㅋ 차가운 게 입안 염증에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준다고 하더라고요. 평소엔 잘 안 주는 편인데, 그때만큼은 조금 달고 차가운 걸 먹이는 게 아이한테도 저한테도 위안이 됐어요. 아이가 아이스크림 들고 잠깐 웃는 표정을 보면 저도 덩달아 조금 웃게 되더라고요.
멘탈 관리? 솔직히 그럴 틈이 없었어요
솔직히 말하면 처음 겪는 수족구라 제 멘탈을 챙길 여유가 없었습니다. 아이가 밤에 아파서 자주 깨고, 낮에는 잘 안 먹으니까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궁리하고. 그러다 보면 하루가 가 있더라고요.
그나마 버티는 데 도움이 됐던 건 아이랑 같이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억지로라도 웃으려 했던 것이에요. 아프고 칭얼거리는 아이 옆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내밀면 잠깐이라도 표정이 풀리거든요. 그 순간이 저한테도 숨 고를 틈이 됐습니다. 거창한 멘탈 관리 방법은 없었어요. 그냥 오늘 하루만, 이것만 생각하며 버텼습니다.
수족구는 끝이 있습니다. 길어도 열흘이면 지나가요. 지금 그 한가운데 계신 분들,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. 나중에 돌아보면 그 시간도 다 지나간 이야기가 됩니다 💪
